❏ 프로그램
원주시립교향악단 제154회 정기연주회
베토벤 교향곡 전곡시리즈 Ⅰ
The Goldon Age of Beethoven1
2022년 2월 25일(금) 오후 7:30
백운아트홀
지휘 : 정주영
PROGRAM
베토벤 교향곡 제5번 C단조 작품번호 67 ‘운명’
L. v. Beethoven Symphony No.5, C minor, Op.67 'Fate'
Allegro con brio
Andante con moto
Allegro
Allegro
Intermission
베토벤 교향곡 제6번 F장조 작품번호 68 '전원'
L. v. Beethoven Symphony No.6 in F major, op.68 'Pastorale'
Erwachen heiterer Empfindungen bei der Ankunft auf dem Lande
Szene am Bach
Lustiges Zusammensein der Landlrute
Gewitter, Sturm(Thunderstorm)
Hirtengesang, frohe und dankbare Gefühle nach dem sturm
❏ Programnote
베토벤 / 교향곡 제5번‘운명’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운명’은 자신의 교향곡 뿐 아니라, 모든 교향곡 중 최고의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곡이다. 이 곡은 1803년 스케치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제3번 ‘영웅교향곡’과 같은 시기에 작곡이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요제피네 폰 다임’ 백작부인과의 사랑 때문에 중단하였다가, 1807년 다시 곡을 쓰기 시작하여 1808년 완성하였다. 이 곡의 중심인 이른바, ‘운명의 동기’로 알려진 ‘4음’은 베토벤이 제자인 ‘신들러’에게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운명’이란 부제를 달게 되었으나, 대체적으로 모든 이름이 그렇듯 이 제명도 베토벤이 붙인 것은 아니다. 곡은 베토벤이 중기 이후 좋아했던 음악적 테제, 즉 “투쟁을 통하여 승리를 쟁취”한다는 그의 음악적 방향이 바로 이 곡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곡의 유래 없는 긴장감과 한 치의 빈틈도 허용치 않는 구성의 밀도는 ‘운명의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전 악장을 통하여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결집된 음의 알갱이들은 응축되고 단단해져서 베토벤이 설정한 음의 방향을 세상을 향해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운명의 동기’는 이후 다른 곡에서도 나타나는데, 같은 시기에 작곡했던 교향곡 제3번 ‘영웅’, 피아노 소나타 ‘열정’의 1악장, 피아노협주곡 제4번, 바이올린협주곡 등에서도 그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격렬한 음의 동기는 당시 사랑하는 여인과의 이별, 계속 차도가 없이 깊어만 가는 귓병에 대한 좌절과 빈의 부패한 사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는 반증이며, 동시에 자신과 사회와의 투쟁욕을 불태웠던 것들을 ‘운명의 동기’라는 형식을 빌어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악기의 편성은 교향곡 제4번과 같으나, 4악장에서는 트롬본을 3대나 사용함으로써 강렬한 음색과 폭넓은 음량을 낼 수가 있어서 ‘고난을 통해 환희’로 나아가는 ‘운명의 승리’를 기어이 거머진 야성의 베토벤을 떠올리게 된다.
베토벤 / 교향곡 제6번 '전원'
〈교향곡 6번 ‘전원’〉은 베토벤이 남긴 몇 곡 되지 않은 ‘표제음악’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사실 이 곡은 초연무대에서부터 제목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제목은 ‘시골 생활에 대한 회상’이었다. 오늘날 이 제목은 ‘전원’으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베토벤의 모습 중 가장 익숙한 모습은 자연 속에서 펜과 작은 노트를 들고 악곡의 구상을 고민하는, 고뇌하는 작곡가의 모습일 것이다. 사실 베토벤은 매우 규칙적으로 산책을 즐겼고, 자연을 사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을 사랑한 베토벤의 마음은 그가 〈‘전원’ 교향곡〉을 작곡하던 1808년 여름, 베토벤이 한때 사랑했던 여인 테레제 말파티에게 보낸 편지에서 정확하게 드러난다. 이 편지에서 베토벤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숲 속을 거닐 때, 나무들을 지날 때, 풀을 밟으며 그리고 돌멩이들을 밟으며 걸어갈 때 저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숲, 나무, 돌멩이는 우리가 원하는 울림을 전해줍니다.” 베토벤은 작곡을 하기 위해 자주 빈을 떠나 한적한 교외로 나갔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자연에서 얻은 느낌을 음악적인 언어로 표현한 것은 그가 최초는 아니었다. 예를 들어 1802년 초연된 요제프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사계〉 역시 자연의 사랑스러움을 묘사하고 있다.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하이든의 〈사계〉에서도 춤을 추는 농부들, 갑작스러운 천둥소리, 새소리 등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베토벤이 하이든과 달랐던 지점은 그가 바로 자연의 모습을 가사, 언어가 있는 오라토리오라가 아닌, 가사가 없는 순수음악인 교향곡으로 표현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럼으로써 베토벤은 가사가 가진 의미를 문자 그대로 음악으로 표현해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났고, 〈‘전원’ 교향곡〉은 베토벤이 표현한 대로 “소리를 통한 그림이라기보다는 느낌과 관련된 음악”이 될 수 있었다. 〈‘전원’ 교향곡〉은 고전 교향곡의 4악장 형식을 따르지 않고 5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혁신적이다. 하지만 3, 4, 5악장은 중단되지 않고 이어지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체는 3개의 큰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베토벤은 각 악장에 짤막한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각 악장이 어떠한 자연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는지를 들려주는 작품이다.
❏ 지휘자 프로필
지휘자 정주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과 동대학원에서 지휘를 전공하고 음악의 본고장인 오스트리아 Salzburg Mozarteum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음악원 재학당시, 한국지휘자협회(회장 박은성)에서 주최한 지휘캠프에서 우수신인지휘자로 선발되어, 수원시향, 제주시향을 객원 지휘하였고, 이때 참관한 일본의 명지휘자 Toyama Yuzo (NHK교향악단 종신지휘자)에게 발탁되어 일본 센다이 교향악단을 지휘하였다. 성공적인 연주에 힘입어 일본을 대표하는 작곡가인 Ichiyanagi Tosi 의 창작오페라 「愛の白夜」의 Kanakawa 오페라단에서의 일본초연을 Toyama Yuzo 의 부지휘자로 초청받은 바 있다. 또한 Dennis Russel Davies의 부지휘자로 하이든서거 200주년기념 프로젝트 “ein Haydn Spass”(하이든 교향곡
전곡녹음 및 연주)에 부지휘자로 발탁되어 독일 Stuttgart Chamber Orchestra를 지휘하였고, 짤쯔부르그 시립 Das Mozarteum Orchester, Jeaener Philharmoniker, Deutsche Kammerakademie Neuss am Rhein, 불가리아 국립방송교향악단 등을 지휘하였으며, 국제지휘콩쿨에도 두각을 나타내어 러시아 프로코피예프 국제지휘콩쿨과 일본 도쿄국제지휘콩쿨에서 본선에 올라 St.Petersburg Capella Orchestra와 Tokyo Philharmonic Orchestra를 지휘하였다. 이외에도 Peter Gulke, Gunter Herbig 와 같은 독일 지휘계의 거장들의 마스터 코스 에서 우수지휘자로 선발되어 연주 한 바 있다. 오페라와 다양한 형태의 현대음악 해석에도 그 재능을 인정받아 Mozart Opern Institut Salzburg, 국립오페라단 등의 단체들과 마술피리, 돈지오반니, 피가로의 결혼, 코지 판 투테, 라보엠, 라트라비아타, 리골레토, 카르멘, 헨젤과 그레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사랑의 묘약 등 여러 편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고 오스트리아의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인 Österreichischen Ensemble für neue Musik(OENM)과 함께 György Kurtág 과 같은 거장들의 작품들을 연주하였다. 귀국 후, 과천시립교향악단, 수원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로 활동하면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국립오페라단, 대구 MBC 오케스트라, 대전시향, 성남시향, 유라시안 필하모닉, 인천시향, 전주시향, 청주시향, 포항시향, 프라임 필하모닉, 코리안 심포니, KBS교향악단 객원지휘했고,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및 강의전담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 원주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 국립안동대학교 인문예술대학 음악과 조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