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공연정보

지휘 : 김광현

협연 : 김정미(카르멘) 정희근(돈 호세) 정혜욱(미카엘라) 오승용(에스카미요)

 

? Programnote

 

비제

프랑스의 작곡가이며 오페라 대작 <카르멘>을 작곡했다. 현란한 지역적 색채와 진솔한 감정이 기술적 화려함, 풍부한 선율과 섞임으로써 전문 음악가와 일반 청중 모두에게 인기를 얻었다. 사실주의적 접근으로 19세기말 베리스모 오페라에 영향을 주었다. 성악선생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0세 전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해 많은 상을 탔으며, 1857년에 <클로비스와 클로틸드>로 로마 대상을 받았다. 1963년 <진주잡이>, 1967년 <아름다운 퍼드의 아가씨>를 작곡했으나, 비제의 음악적·극적 잠재력을 유도하기에는 부족했다. 청년기의 내적 불안, 쉽게 상처받는 성향에 고통 받던 그는 주느비예브와의 결혼으로 차츰 안정을 찾았다. 그것은 1872년 작 <아를의 여인>에서 나타난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표현된다. 1975년 작곡한 대작 <카르멘>은 사실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초연 당시 커다란 물의를 일으키며 오페라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오페라 카르멘

“온통 명쾌함과 생기에 가득 차고 색채와 멜로디에 넘치는 작품을 썼다.” 이것은 비제 스스로 자신의 오페라 「카르멘」에 대하여 평한 말이다. 정말 그렇다! 명랑하고, 생동하며, 현란한 색과 찬란한 멜로디의 향연, 그것이 바로 오페라 「카르멘」이다.

오페라 「카르멘」은 프랑스의 소설가 메리메의 동명의 원작소설 『카르멘』을 저본으로 하여 만든 전 4막의 오페라이다. 대본은 뤼도빅 알레비와 그의 친구 앙리 메이야크가 함께 썼다. 그리고 1875년 3월 3일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좌에서 초연됐다. 원작자 메리메 사후 5년만의 일이다.

줄거리는 소설의 내용과 대략은 일치하지만, 오페라 대본으로 바뀌면서 상당 부분이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투우사 에스카미요와 호세의 약혼녀로 등장하는 미카엘라라는 두 캐릭터이다. 원작소설에는 미카엘라가 전혀 등장하지 않으며, 또 투우사로서 루카스라는 인물이 카르멘의 새로운 애인으로 언급되지만, 오페라의 에스카미요처럼 비중 있는 구체적인 캐릭터로서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두 사람에 대한 부분이 소설에는 없다. 그리고 미카엘라가 전하는 호세의 어머니에 대한 내용도 소설에는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원작에 카르멘의 남편으로 출현하는 산 도적 두목 애꾸눈 가르시아가 오페라에서는 전혀 그려지지 않고 있다. 그는 감옥에서 복역하다가 카르멘의 교활한 기지로 출소하여 소설의 후반부에 등장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악한으로 묘사되는 그는 결국 호세의 칼에 죽는다.

 

 

제1막: 세비야의 광장

호세의 약혼자인 미카엘라가 호세 어머니의 전갈을 갖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세비야의 광장에 도착해 호세를 찾는다. 호세는 세비야에서 병장으로 복무하고 있는 군인이다. 그때 광장에서 치안을 담당하고 있던 군인들이 그가 곧 교대하러 올 것이라며 그동안 자신들과 있자고 희롱하자 미카엘라는 부끄러워하며 이따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 그 자리를 뜬다.

군인들의 교대시간이 되자 호세가 광장에 나타나고, 정오가 되자 근처 담배공장에서 여공들이 쉬는 시간에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다. 그중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무척 섹시하고 도발적인 한 여자가 등장해 좌중을 향해 노래를 부른다. 바로 카르멘의 아리아 '하바네라'다.

 

"사랑은 반항하는 새, 그 누구도 길들일 수 없어..."

 

카르멘은 노래를 부른 뒤 치근덕거리는 모든 남자들을 뒤로 하고 순진하고 고지식해 보이는 호세에게 빨간 꽃 한 송이를 휙 던지고 사라진다. 운명적 만남의 순간이다.

충격을 받은 호세가 카르멘을 생각하고 있을 때 미카엘라가 등장한다. 그녀는 어머니가 전해준 편지를 호세에게 건네주자 어머니를 회상하며 둘은 사랑의 2중창 '어머니의 얘길 들려주오'를 부른다. 미카엘라와 결혼을 당부하는 어머니의 바람이 적힌 편지를 호세가 읽고 있을 때 미카엘라는 부끄러운 듯 서둘러 작별을 한다.

갑자기 공장에서 패싸움이 나서 난장판이 된 과정에 다른 여공에 심한 상해를 입힌 카르멘이 체포되어 끌려온다. 중대장 즈니가는 카르멘을 취조하다 카르멘의 비협조적 태도에 부화가 나서 호세에게 그녀를 결박하고 철저히 감시하라는 명령을 남긴 채 자리를 뜬다. 마침내 호세와 카르멘만이 그곳에 남은 것이다.

카르멘은 옳다구나 쾌재를 부르며 본격적으로 이브의 유혹을 뻗친다. 결박을 풀어달라며 호세를 유혹하는 절묘한 아리아 '세기디야와 2중창'이다.

 

"세비야의 성벽 가까이 내 친구 릴라스 파스티아의 선술집에서, 세기디야 춤을 추며 만쟈니아를 마실 거예요..."

 

자기를 풀어주면 같이 술(만쟈니아)을 마시고 춤(세기디야)을 추자고 유혹하는 것이다. 완강하게 버티던 호세는 결국 그녀의 유혹에 꼴딱 넘어가, 그녀에게 채워진 포승줄을 느슨하게 해주어 중대장이 돌아왔을 때 손쉽게 결박을 풀고 도망가도록 방조한다. 감시를 소홀히 한 죄로 호세는 즉시 체포되어 영창에 갇힌다.

 

 

제2막: 릴라스 파스티아의 술집

술집에서 집시들과 손님들이 질펀하게 술을 마시며 놀고 있다. 그 중엔 호세의 상관 즈니가도 섞여있다. 집시들의 반주에 맞춰 카르멘이 춤을 추며 '집시의 노래'를 부른다.

 

"씨스뜨레(고대 이집트의 타악기)의 쇳소리 짤랑거리고, 이상한 음악 소리에 집시 여인들이 일어섰네... 랄랄라 라라라라라~ 랄랄라 라라라라라~"

 

한바탕 열정적인 노래와 춤판이 벌어진다. 이때 투우사 에스카미요가 많은 추종자들을 이끌고 술집에 나타난다. 축배를 들며 그 유명한 아리아 '투우사의 노래'를 부른다.

 

"투우사여 주의하라! 투우사여, 투우사여! 잊지 마라, 그대가 싸울 때면 검은 눈동자가 그댈 지켜보리니, 사랑이 그댈 기다릴지니"

 

노래를 마친 에스카미요는 카르멘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은근히 마음을 떠본다. 카르멘도 그에게 구미가 당기지만 아직은 고자세를 유지한다. 그녀의 마음은 아직은 호세에게 머물러 있는 것이다.

투우사와 사람들이 다 떠나가고 카르멘만 혼자 술집에 남겨졌을 때 호세가 막 출소하여 그녀를 만나기 위해 파스티아의 술집을 찾는다. 카르멘을 풀어줄 적에, 그곳에서 만쟈니아 술을 마시고 세기디아 춤을 추자던 카르멘과의 약속을 손꼽아 기다렸던 것이다. 카르멘은 호세를 보자 크게 기뻐하며 즉석에서 캐스터네츠를 치며 춤을 추고 구음으로 노래를 한다. "랄라라 랄라라라 랄라라라!"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어 고조되어 갈 적에 갑자기 멀리서 귀대 나팔 소리가 들린다.

호세가 벌떡 일어나 점호를 받기 위해 귀대해야 한다고 군장을 챙기려하자 카르멘은 기분이 잡쳐 격분하며 가지 말라고 붙잡는다. 호세는 가야한다고 애원하고 카르멘은 가지 말라고 물고 늘어지는 실랑이를 벌인다. 이때 호세는 첫날 광장에서 카르멘이 던져줬던 빨간 꽃을 꺼내들고 사랑을 고백한다. 너무도 유명한 모든 테너들의 아리아의 꽃, '꽃노래'를 부른다.

 

"당신이 내게 던진 그 꽃 감옥에서도 간직하고 있었오... 시들고 말랐지만 달콤한 향기를 계속 머금고 있었소... 수많은 시간을 눈을 감고 그 향기에 도취했고 밤이면 당신을 떠올렸소... 오! 나의 카르멘 이 세상의 나의 모든 것은 당신 것이오! 카르멘, 사랑하오!"

 

이렇게 애절하게 부르는 사랑의 노래에도 불구하고 카르멘은 호세를 놓아주지 않는다. 만약 호세가 지금 부대로 돌아간다면 영원히 이별이라며 으름장을 놓는다. 호세도 마침내 화가 나서 서로 영원히 헤어지자며 술집을 박차고 나서려는 순간, 아까 전에 술집을 나섰던 즈니가가 카르멘이 생각나서 다시 술집에 찾아왔다가 공교롭게도 호세와 맞닥뜨린다. 즈니가는 부하인 호세가 카르멘과 같이 있는 것에 화가 나 호세에게 잔득 모욕을 주며 꺼지라고 하고, 이에 격분한 호세는 즈니가에게 대들며 맞짱을 떠 서로 주먹을 교환하며 격투를 한다. 카르멘은 싸움판을 말리려고 술집에 은닉해 있던 밀수꾼들(집시들)을 부르고, 사방에서 우루루 달려든 밀수꾼들이 즈니가를 밧줄로 묶어 포획해버리는 바람에 호세는 얼떨결에 그들과 한패가 되어 카르멘을 따라 산속으로 도망간다.

 

 

제3막: 한밤의 산속 밀수꾼들의 소굴

산속에서 밀수꾼들이 밀수품들을 나르며 고되게 움직이고 있다. 호세는 자기와 전혀 맞지 않는 그런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카르멘과 사사건건 부딪히며 갈등하고 고뇌한다. 카르멘은 그런 호세가 못마땅하여 "당신은 이런 삶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호세는 카르멘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카르멘이 밀수꾼들과 밀수품을 밀반입하러 세관원들에게 접근하여 미인계를 쓰기 위해 산을 내려가고 호세 홀로 남아 보초를 서고 있다.

그때 미카엘라가 호세를 만나기 위해 어둠을 뚫고 안내원과 함께 산속으로 들어왔다. 밀수꾼들의 소굴에까지 데려다 준 안내원은 두려움에 서둘러 도망가고, 미카엘라는 홀로 어두운 산속에서 헤맨다. 두려움을 떨치려는 듯 그녀는 아리아 '난 이제 두렵지 않아(미카엘라의 아리아)'를 애처롭고 비장하게 부른다.

 

"난 아무것도 무서울 게 없다고 내게 타일러야 해. 아! 난 스스로를 돌볼 수 있다고 다짐해야 해. 그러나 대담하게 행동하려 애써도, 마음속으로는 무서워서 죽을 것만 같아. 이 황량한 곳에 홀로 있으니, 나 혼자 있으니 무서워"

 

순간 탕! 하는 총소리가 나고 미카엘라는 바위 뒤에 숨는다. 에스카미요가 카르멘을 찾아 산속에 왔다가 호세가 어둠 속에서 그를 침입자로 오인하여 사격을 한 것이다. 에스카미요가 두 손을 머리 위에 들고 총을 쏘지 말라고 소리치면서 자신은 단지 카르멘을 만나러 왔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사랑에 눈이 멀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밀수꾼의 소굴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카르멘을 만나러 왔다고?" 호세는 그에게 강한 질투심을 느끼고, 자신이 바로 그 카르멘의 애인이라고 말하면서 지니고 있던 칼을 꺼내 들고 결투를 신청한다. 박진감 넘치는 2중창 '나는 에스카미요'다.

불꽃 튀는 결투 속에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마침내 호세가 에스카미요를 제압하고 칼로 찌르려는 순간 카르멘과 밀수꾼들이 나타나 그를 뜯어 말린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에스카미요는 카르멘에게 감사를 표하고,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자신의 다음 투우 경기에 초대한다면서 자리를 뜬다.

한편, 바위 뒤에 숨어 있던 미카엘라는 결국 밀수꾼들에게 발각되어 끌려나온다. 호세는 그녀를 보고는 깜짝 놀라 빨리 돌아가라고 다그치고, 미카엘라는 어머니께서 아들이 돌아오기만을 눈물로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같이 돌아가자고 애원한다. 카르멘은 잘 됐다는 듯 호세더러 같이 떠나라고 하지만, 호세는 죽음이 둘을 갈라놓기 전에는 절대로 카르멘과 헤어질 수 없다며 완강하게 거부한다.

그때 미카엘라가 마지막 카드를 내놓는다. 호세의 어머니가 중병이 들어 생명이 위독해 죽기 전에 꼭 아들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이 말에 효성이 지극한 호세는 결국 미카엘라와 같이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호세는 떠나면서 카르멘에게 말한다. "꼭 돌아오겠다!"

 

 

제4막: 세비야의 투우장 앞 광장

광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하여 투우장에 들어가려 하고 그 틈에 행상들이 신이 나서 호객행위를 한다. 이때 웅장한 마지막 합창이 울려 퍼지고 투우사들이 행진하며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행렬의 끝에 이 날의 주인공 에스카미요와 카르멘이 등장한다. 둘은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에스카미요는 경기를 하러 투우장으로 들어간다.

그때 카르멘의 친구들(프라스키타와 메르세데스)이 카르멘에게 다가와 호세가 근처에 와 있으니 당장 피신하라고 주의를 준다. 카르멘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도망갈 생각은 전혀 없다고 거절한다.

홀로 남은 카르멘. 그때 초췌한 행색의 호세가 등장한다. 그는 카르멘을 여전히 사랑한다며 다시 옛날로 돌아가자고 애원한다. 카르멘은 이미 둘의 관계는 끝났다고 매정하게 끊는다. 이 오페라의 마지막 2중창이 투우장에서 울려오는 함성을 배경으로 불꽃처럼 치열하게 서로 오간다. 호세는 단둘이 멀리 떠나자고 애걸한다. 카르멘은 갈 수 없다고 완강히 버틴다. 호세는 카르멘만 돌아온다면 다시 도적질도 마다 않겠다고 애처롭게 카르멘에게 매달린다. 카르멘은 둘의 사이는 이미 끝났다고 칼처럼 선언한다.

투우장에서 에스카미요의 승리를 축하하는 우뢰 같은 함성이 울려 퍼진다. 호세가 "저 자를 사랑하나?"라며 묻는다. 카르멘은 당당하게 설사 죽음이 올지라도 그를 사랑한다고 확고하게 말한다. 호세는 불타오르는 질투와 분노를 참지 못해 카르멘의 머리채를 잡으며 저지한다. 저항하던 카르멘 마침내 호세가 준 반지를 손가락에서 빼내 바닥에 내팽개치며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으니 당장 떠나라고 일갈하고 에스카미요를 만나러 투우장으로 달려간다. 피가 거꾸로 눈에 핏발이 벌겋게 선 호세는 품고 있던 칼을 꺼내 카르멘에게 달려가 그녀의복부를 푹 찌른다. 새빨간 피를 뿜으며 카르멘은 호세의 품에서 땅바닥으로 풀썩 떨어진다.

투우장에서 울려오는 연이은 함성과 열기로 정신없이 소란한 가운데 축 늘어진 카르멘을 끌어안고 호세는 절규한다.

 

"내가 카르멘을 죽였소! 오, 카르멘!, 아, 카르멘! 오,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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