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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함께

작성일 2013.04.24 조회수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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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고마워. 엄마랑 신나게 놀아줘서~!
작성자 이미라
<제3회, 건강가족운동회를 마치고...>

얘들아, 고마워. 엄마랑 신나게 놀아줘서~
이미라
“나눔팀, 이겨라!”, “나눔팀, 이겨라!”
넋을 놓고 앉아있던 큰 아이가 응원의 손을 머리위로 들어올린다. 새치름하던 작은 아이도 오빠에게 질세라 양손을 들어 응원의 소리를 더한다. 이렇게 우리는 하나가 된다.
‘한 주 동안 열심히 일 했으니, 그 보상으로 주말은 푹 쉬어주어야 한다.’는 나의 절대이론. 하지만 어느 새 나눔팀의 일원으로 소리를 모으고 있는 나를 발견하다. 그리고 엉덩이가 한 번 들썩하더니 이내 벌떡 일어나 목청을 높인다. 파도치듯 넘실대는 함성이 급기야는 장내를 장악하고, 사회자는 우리 팀에 압도되어 응원점수를 후하게 불러준다.
엄마들의 단체줄넘기 연습시간이다. 아이들은 짤깍짤깍 박수를 치며 제 엄마를 응원한다. 가슴은 심하게 두방망이질치기 시작했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높게 뛰어본다. 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고 이마에 구슬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연습은 끝났다.
“하나, 두울, 셋…….”
나는 더욱 높게 뛰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겨우 여섯 번의 점프에 끝이 나고 말았다. 아쉽다. 누구 발에 걸렸건 상관없다. 열심히 뛰어올랐으니까. 서로를 위로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속상해하면 반칙이다. 이건 그냥 게임이니까.
아빠들의 단체줄넘기는 연습이 없이 바로 진행되었다. 우리는 열심히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스물아홉, 서른, …….”
환호성이 터졌다. 멋진 역전승이다. 아빠들의 어깨는 더욱 으쓱하다. 우리는 손바닥이 뜨거워지도록 박수를 쳤다. 아빠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들이 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은 마치 개선문을 들어서는 듯했다.
아이들을 위해 10미터가 넘는 긴 천이 펼쳐졌다. 이제 아이들은 저 긴 천, 위를 깡충깡충 뛰어 갈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천을 받치고 있는 엄마, 아빠들의 양손이 바들바들 떨리는 것이다. 큰 아이의 몸무게는 무려 60킬로그램, 버티자! 그런데 아이는 엄마를 위해 달리기를 포기한다. 이러 땐 정말 미안하다.
아이의 쳐진 어깨를 올려준 것은 ‘가족 장기자랑’이다. 우리는 “해주세요.”라는 곡으로 귀요미 댄스를 준비했다. 이건 내가 생활체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쓰는 곡이다. 가르치는 나도 즐겁고 아이들도 무척 재미있어 한다. 물론 우리 집 아이들도 이 노래, 이 춤을 곧잘 따라하고 즐거워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이 곡을 통해 더욱 간지러워지기로 했다. 머리를 흔들고 허리를 흔들고 엉덩이를 흔들며 신나게 춤을 추었다. 우리를 바라보는 다른 가족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성공이다!
지나고 나니 웃음이 난다. 5학년, 막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 녀석의 머리에 뽀글이 가발을 씌우고 엉덩이 바지까지 입혀놓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군소리 없이 엄마와 함께 해 준 아들이 얼마나 고맙고 기특한지.
이제 마지막 행운권추첨. 번호표를 들고 있는 손은 벌써 땀이 고인다. 숫자란 숫자는 다 나 오는데, 내 손 안에 든 숫자만 안 불러준다. 그래도 괜찮다. 이미 우린 엄청난 행운을 잡았으니까. 하루 아이들과 같이 뛰며 흘린 땀이 추억주머니 안에 한가득 고였으니까.
“얘들아, 고마워. 엄마랑 신나게 놀아줘서~!”


이름 : 이미라
주소 : 원주시 원동 진로아파트 101동 207호
전화 : 010-6602-5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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