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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시장 다동, 대를 잇는 40년 전통 옛날 보리밥집 이용자 할머니 김명자 대표
글쓴이 원주시 기록관 (rmshome) 작성일 2024-04-18 14:25:46 조회수 16

미로시장 다동, 대를 잇는 40년 전통 옛날 보리밥집

 




이용자 할머니


올해 팔십이다. 시장에서 장사를 처음 시작한 건 서른여덟에 자유시장 건물 짓기 전 난전에 작은 어물 가게를 열었다. 그러다 주변 상인들이 보리밥 장사를 해보라고 추천해서 시작했다. 상인들이 많이 팔아줬다. 1983년인데 당시에 보리밥 한 그릇에 400, 찰밥은 500원에 팔았다. 3년 정도 장사하다 자유시장 건물 짓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중앙시장 2층에 자리를 잡게 됐다. 그때 중앙시장 2층은 1층에 장사하는 사람들이 위에 창고를 쓰거나 살림집들이 많았고 가게는 몇 집 없었다. 중국집, 인쇄소, 양복 만드는 집, 금방시공집 이런 곳들이 열 곳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여기 와서도 여러 번 가게를 옮겨 다녔다. 옮길 때마다 수리하느라 돈을 썼다. 2층은 수도시설, 배관 이런 게 점포별로 잘 되어 있지 않았고 세월이 흘러 노후화되어 고칠 게 많았다. 지금도 겨울이면 물이 얼어 배관 터지는 게 겁나고, 또 불이 제일 무섭다. 그래도 시장에서 장사하면서 늘 정겹고 즐거웠다. 아침에 가게 나오면 상인들하고 커피 한 잔씩 마시고, 옛날에는 살림하던 집에서 누룽지 끓여와 나눠 먹고. 우리 가게 밥이랑 나물 남으면 한 대접 비벼서 같이 먹고 그랬다. 옛날에는 장사도 잘되고 배달도 많이 했다. 머리 위로 쟁반을 몇 개씩 쌓아 올리고 기독병원이나 큰 사무실들에 배달하러 다녔다. 교회나 성당에 행사 있는 날은 100그릇도 넘게 포장을 준비하느라 새벽 2~3시에 가게를 나왔다. 힘들었어도 지금 돌아보니 그게 살아온 인생의 추억이다.

 

김명자 대표

지난해 엄마가 몸이 급격히 안 좋아지시면서 장사를 도맡아 하고 있다. 엄마와 더 오래 함께할 줄 알았는데 아쉬움이 많다. 엄마가 가게에 나와 앉아 계시기만 해도 큰 도움인데 이제 그것도 힘드셔서 가끔 나오신다. 어려서부터 엄마가 장사하셨기 때문에 수시로 도와드렸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가게 운영을 함께해 왔다. 오랜 단골손님들은 엄마와 세월이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안부를 물으신다. 다리가 불편해 2층으로 올라오기 힘든 분들은 포장해서 1층으로 내려다 드린다. 가게를 지키며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시장 상인 분들께는 지금도 쟁반으로 배달도 해드리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청년 상인들이 들어오고 시장이 많이 밝아졌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찾아오시는 시장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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