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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골목의 시작, 3대를 이어가는 원주김치만두 권형도 대표
글쓴이 원주시 기록관 (rmshome) 작성일 2024-04-18 11:41:48 조회수 9

만두 골목의 시작, 3대를 이어가는 원주김치만두




 

1970, 도래미시장이 과거 농수산물도매시장이었던 시절 할머니께서 시장 골목에 사시면서 만둣국 장사를 시작하셨다. 형편이 어려워 뭐라도 해서 팔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두를 빚어 집 앞에서 장사를 시작하신 것이다. 고기가 비싸 고기 없이 배추를 다져서 만두소를 만드셨다. 저렴한 가격에도 인심이 좋으셔서 손님들이 많아졌고, ‘김치만두가게라고 소문이 났다. 어려서부터 할머니 만두를 먹고 자랐는데 그때도 맵지 않고 질리지 않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께서 할머니에게 만두를 배워, 장사하신 지는 30년이 되셨고, 지금도 도래미시장 가게와 행구동 2호점 일을 함께하신다. 부모님께서 과거에 돌아다니시면서 별별 장사를 하시고, 사기도 당하시고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그러다 할머니 가게 바로 옆자리에서 만두를 배우며 장사를 시작하셨다. 가게 안쪽에 커튼 하나 치고 살림하시면서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셨다. 부모님 두 분 모두 장애가 있으셔서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으셨다. 몸이 힘든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사람들의 편견이었다. 그때는 대놓고 그런 말들을 하던 때라 많은 설움을 견디셨다. 그래도 맛있다고 찾아주시는 손님들이 많았다. 가게가 좁아 테이블이 3개 밖에 없었는데, 식사하시는 손님 뒤에 다음 손님들이 앉아 기다리시고, 합석도 많았다. 지금 떠올리면 좁은 가게 방에 다닥다닥 줄을 지어 앉아 기다리시던 손님들 모습이 진풍경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만둣가게들이 늘어 지금의 만두 골목이 되었다.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 뒤를 이어 가게 일을 시작한 지는 16년이 됐다. 그때는 스물네 살 철없는 마음에 시장에서 일 배우는 게 창피하기도 했고, 내 시간 없이 고되기만 한 가게 일이 너무나 힘들었다. 그래도 이른 나이에 아내를 만나 아이도 낳고 가장이 된 덕분에 책임감을 느끼고 가업을 번창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혼자 힘으로는 부족해 아내에게 부탁해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부모님께서 단계적으로 철저하게 일을 가르쳐주셨다. 운영은 늘 부모님께 배운 대로 해나가려고 한다. 다만, 긴 세월 고생하신 부모님께서 이제는 조금 쉬엄쉬엄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전에 시장은 매일 복닥복닥했다. 아침과 저녁으로 가게 앞에 삼삼오오 모여 불 피우고 차도 마시고, 양미리도 구워 먹곤 하셨다. 상인분들도 그때는 다 젊으셔서 더 활기가 넘쳤다. 인심 좋고 정 많은 시장의 모습을 지켜갔으면, 상인분들도 모두 건강하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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