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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추억, 자유시장 김명신 자유시장번영회장
글쓴이 원주시 기록관 (rmshome) 작성일 2024-04-18 14:02:30 조회수 10

기다림의 추억, 자유시장



 

90년대 자유시장 앞 시계탑은 학생들과 젊은 사람들에게 약속의 장소였다. 휴대폰으로 서로의 위치를 알리며 만나는 요즘과는 달랐던 시절. 시계탑 앞에는 언제나 기다리는 사람, 달려오는 사람, 반갑게 마주하는 사람, 그리고 기다리다 지친 사람까지 언제나 북적거렸다. 때로는 모르는 사람과 너무 가까이 서 있느라 민망할 만큼. 그렇게 만난 사람들은 멀리 가지 않고 자유시장 건물 안으로 향했다. 지하에서 분식을 먹거나, 2층으로 올라가 쇼핑을 즐기거나, 근처 오락실과 카페로 몰려갔다.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시장에서 하루를 보냈다.

 

1987년 지어진 자유시장은 전통시장이면서도 실내 공간에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편의성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모았다. 한국전쟁 이후 시장이 형성되면서 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발달해 온 자리. 과거 미군들을 통해 유통되어 수입품을 판매하던 양키 시장으로도 유명했던 곳이다. 사람들에 떠밀려 다니던 90년대 황금기는 이제 그리운 시절이 되었지만, 시장의 생기는 여전하다. 438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는 자유시장은 원주 전통시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지하 식당가는 지금도 점심시간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돈가스, 떡볶이, 순대 국밥 등 맛집들은 온라인상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리뷰가 그 맛을 증명한다. 마루에 앉아 손 만두와 칼국수 면을 빚는 풍경도 지하 식당가의 매력이다. 현장에서 손님에게 판매도 하고 인근 식당으로 납품도 한다. 1층은 수선집이 가장 많다. 숙련된 기술자들이 많은 골목이다. 이불 가게, 잡화점, 그리고 양키 시장의 명맥을 이어온 수입품 가게들도 만나볼 수 있다. 2층은 지금도 옷 가게들이 주를 이룬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 전통시장의 인심으로 넉넉해지는 곳. 우리가 여전히 그곳을 애정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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