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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시장, 매일 문 여는 명양복점 명효성 대표
글쓴이 원주시 기록관 (rmshome) 작성일 2024-04-18 11:10:41 조회수 10

미로시장, 매일 문 여는 명양복점




 

40년 전 운영을 시작했다. 중앙시장 건물은 원래 이렇게 가게마다 벽이 있는 형태가 아니라 백화점처럼 넓은 공간에 점포를 두는 구조로 지어졌다. 이 양복점은 점포 칸수로 두 칸인데 평수로는 네 평 반이다. 이 자리는 과거에 한 동을 한 사람이 소유하고 농 가게(가구점)를 운영하다가 지금 문화의 거리 밑으로 당시에 가구골목이 형성되면서 옮겨갔다. 그 후 이 자리가 비어 1층에 가게 하던 사람들이 칸을 막아 창고로 사용했다. 그러다 양복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대부분 외부 양복 판매점에서 위탁받아 양복을 만드는 하청 공장들이었다. 나 역시 공장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양복점을 운영했다. 이곳에 양복공장이 11곳 있었다. 시간이 흘러 불경기가 되고 거의 없어져 지금은 두 집 있다. 여기 와 가게를 운영한 지 7년 반 만에 불이 났고, 모두 불에 탔다. 어느 식당에서 불이 처음 발화해 시장 전체에 번졌다. 건물을 다시 축조하고, 상인들이 가게를 다시 꾸릴 때 화재 예방을 위한 시설을 갖춰야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벽을 쌓고, 알루미늄 새시를 시공해 번듯한 모양의 점포를 갖추게 됐다. 전에 장사가 잘될 때는 안사람과 기술자 두 명까지 넷이 일했다. 양복점을 하면서 4남매를 길렀다.


지금은 사람들이 양복이나 한복을 맞춰 입는 일이 거의 없다
. 상황에 맞게 예의를 갖춰 옷을 입어야 하는데 잘못된 부분이 많다. 결혼식장, 장례식장에 가 보면 예의를 갖춰 복장을 한 사람들을 찾기 어렵다. 양복을 맞추러 오는 손님들은 이게 거의 없지만 매일 가게 문을 연다. 집에 멍하니 있는 게 아니라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게 좋은 일이다. 나와서 신문, 방송 보고 컴퓨터도 하고 그런다. 내가 매일 나와 있는 것을 아니까 볼일이 있는 사람들은 연락도 없이 그냥 가게로 찾아온다. 컴퓨터는 모르고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 책을 사다 독학으로 배웠다. 필요한 기능만 사용하는 정도다. 스마트폰도 사용하고 있다. 형편이 허락되지 않아 학교도 많이 못 다니고 다른 사람 권유로 양복기술을 배우기 시작해 갖은 고생을 했다. 지금 와서 보니 그래도 나이 먹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나에게 주는 즐거움이다. 지금까지 누구의 도움 없이 내가 벌어서 생활하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계속 가게 문을 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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