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여행후기 이벤트
흥원창과 관음사의 108 대염주 | |
작성자 | 이정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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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 비공개 |
흥원창 수변생태공원
원주시 관광 지도를 펴고 유명한 치악산과 백운산 등의 산이 아닌 강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우리 부부는 원주의 서남쪽에 있는 흥원창 수변생태공원에 가서 강물에 번지는 멋진 노을 빛을 감상하기로 하였다. 날씨도 맑고 기온도 적당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차를 몰았다. 도착한 그곳의 갓길에 차를 세우고 흥원창 쉼터로 올라갔다. 남한강과 한강의 지류인 섬강이 만나는 그곳에서 물비늘이 넓고 잔잔하게 펼쳐지는 절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흥원창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각각 13 조창, 9 조창 중의 하나로서 원주와 주변 지역 세곡을 수납하여 경창으로 운송하던 곳이었다. 남한강 수계의 대표적인 조창이었다고 한다. 조선 후기에는 원주의 지역 창고 중 하나로 남았다고 하는데 고려시대에는 興元倉, 조선시대에는 興原倉으로 불리웠다. 현재 그 흥원창의 흔적은 다 사라졌지만 흥원창 수변생태공원에서는 시원하게 뚫린 자전거도로와 강변 풍경을 볼 수 있고 차박을 할 수 있는 넓은 장소도 마련되어 있다. 노을 빛에 물드는 강물을 보려고 일몰 시간 한 시간 전에 갔는데 아쉽게도 일몰 시간 즈음에 구름이 해를 가려버렸다. 비록 황홀한 일몰 풍경을 잠시만 볼 수 있었지만 그 전에 햇빛에 빛나는 강물의 풍경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탁 트인 그곳에서 시원한 강바람을 쐬며 자전거도로 위를 마음껏 달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멋진 산 뿐만 아니라 그처럼 아름다운 강 풍경을 볼 수 있어서 가슴이 시원하게 트이는 날이었다. 관음사의 108 대염주 몇 달 전에 원주의 구룡사와 국형사에 가본 뒤 그 풍광에 감탄했던 우리 부부는 약 한 달 전에 거대한 108 염주가 있다는 관음사를 방문하였다. 과연 염주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그것을 실제로 볼 수 있는지 궁금하였다. 사찰에 가면 입구에 닿기 전부터 전체 자연 풍광을 감상하게 되고, 사찰 입구에 들어서면 그 사찰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알아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치악산둘레길 1코스인 꽃밭머리길이 지나는 곳에 있는 관음사에서 108 대염주를 만나기에 앞서 관을 쓴 거대한 미륵대불과 5층 석탑을 먼저 보게 되었다. 이어서 대웅전을 감상한 뒤에 대염주가 있다는 전각 앞에 서니 마음이 두근거렸다. 전각의 모서리를 돌아 열린 문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108 대염주를 한 눈에 보자마자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전각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는 그 거대한 성물은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 제작자인 재일교포 3세 임종구 씨의 사진이 벽에 걸려있었다. 염주 한 알의 크기가 모주는 지름이 74cm, 무게는 240kg이며 그 좌우로 동아줄로 연결된 108 염주들의 한 알 지름이 45cm, 무게가 60kg이라고 하니 웬만한 성인 한 명과 염주 한 알의 무게가 비슷한 것이다. 전체는 약 7.4톤이나 되며 한 벌은 일본 오사카 통국사에 있다고 한다. 현재 북한에 한 벌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여 관음사에 두 벌이 있다고 한다. 염주의 크기와 무게가 곧 기도의 신실성으로 환산될 수는 없겠으나 그 어마어마한 염주를 세 벌이나 만들어서 남한과 북한, 일본에 각각 한 벌씩 두어 평화를 기원하려 한 원대한 포부는 참으로 경이롭다. 염주의 재료는 서아프리카의 2000년이나 된 대표 수종이며 1년에 1cm 정도 이내로 자라므로 그 단단하기가 무쇠와 같다는 안내판이 있었다. 염주 제작시 불꽃이 튈 정도로 단단하여 마치 쇠를 다루는 것 같았을 것이다. 그 신령한 나무로 만든 염주에 담긴 절절한 기도를 마음으로 읽어내려고 해보았다. 대염주가 주는 기도의 기운을 가슴에 담고 전각에서 나와서 사찰 위쪽의 삼성각과 산신각까지 둘러보았다. 한 사찰에 삼성각과 산신각이 함께 있는 것도 신기했다. 관음사의 108 대염주는 세계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우리의 귀한 불교 관련 제작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108 대염주를 떠올리면서 번뇌를 없애고 마음을 맑게 하여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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