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뮤니티

여행후기

추천>여행이야기>여행후기글 상세보기 - 제목, 작성자, 핸드폰, 내용, 파일 제공
원주에서 우연히 만난 봄(간현관광지, 뮤지엄 산)
작성자 차민규
핸드폰 비공개
내가 원주를 가게 된 것은 아주 우연이었다. 원주여행 하루 전날 나는 과제를 하고 있었다. 과제는 강원도의 관광지를 조사하는 과제였다. 나는 아무 생각 안하고 구글에 ‘강원도’라고 쳤다. 자동완성에 ‘강원도 원주’가 나왔다. 그래서 원주를 가기로 결심했다. 다음날 아침에 가장 이른 시외버스를 타고 원주로 갔다. 경기도에서 원주는 1시간이 좀 넘게 걸렸다. 8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나는 그렇게 원주에 도착했다.

나에게 원주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하지만 그것은 원주 시민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린 나를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같았다. 하긴.......수상해 보이는 벙거지 모자, 하와이안 셔츠 그리고 그 사이로 나온 살짝 나온 배와 카메라를 든 나는 누가 보아도 관광객이자 이방인이었다. 배가 고파서 근처에서 콩나물 국밥을 한 그릇 먹고 버스정류장에 갔다. 원주시티투어 안내판이 보였다. 원주의 주요 관광지를 다니는 버스라고 한다. 갈 곳도 모르는 나에게 제격인 것 같았다. 잠시 후 나는 버스를 탔다.

버스가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간현관광지었다. 소금산 출렁다리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주차장 앞에서 한 아저씨가 작은 컵에 담긴 고구마 칩을 나누어주고 계셨다. 공짜여서 그런가? 정말 맛있었다. 조금 더 걸으니 소금산이 등장했다. 계단은 500개가 넘게 있었다. 간만의 운동이라 매우 숨이 찼다. 그래도 주변 소나무와 꽃들 그리고 강이 잘 어우러져 있어 조금 힘이 났다. 그렇게 올라가서 본 출렁다리는 매우 아찔했다. 출렁다리에서 밑바닥의 강을 보니 식은땀이 흘렀다. 절경이라는 말은 이런 경우에 쓰는 말인 것 같다. 두려움과 감탄이 동시에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그렇게 다리를 건너고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내려와서는 아까 먹은 고구마 칩 한 통을 구매했다. 칩을 파시는 분은 정말 친절하셨다. 저녁메뉴를 점심에 고민하는 나에게 시장의 만두집을 추천해 주셨다. 칩을 다 먹고 다시 버스에 탔다. 다음 목적지는 ‘뮤지엄 산’이었다. 버스에 비치는 ‘뮤지엄 산’의 멋진 조경을 보니 마음이 설렜다. 입구에서 계산을 하려는데 카드가 없었다. ‘분명히 아까 지갑에 있었는데.’ 그제야 소금산 무인발권기가 생각났다. 카드를 쓴 곳은 그곳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원주통합안내센터에 전화를 했다. 당황한 내 목소리를 알아채셨는지 친절하게 문제를 해결해 주셨다. 잠시 뒤 소금산 관광안내센터에 연결이 되었고 다행히 내 카드는 그곳에 있었다.

나는 다시 소금산으로 갔다. 고구마 칩 파는 아저씨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관광안내센터가 4시에 닫으니 서두르라고 하셨다. 그렇게 응원을 받고 가서 카드를 찾았다. 긴장이 풀렸다. 그리고 배가 고파졌다. 근처에서 순두부를 먹었다. 가격이 저렴한데도 맛이 끝내주었다. 관광지의 아주머니마저 친절했다. 내가 있던 도시에서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이었다. 더 여행을 하고 싶었지만 피곤해서 근처 모텔에 가서 잤다.

그 다음날 다시 원주투어버스를 탔다. ‘뮤지엄 산’에 가기 위해서였다. 한 번 퇴짜를 맞고 다시 가는 길이지만 오히려 좋았다. 시간 넉넉하게 관람하는 것이 더 좋았다. 그렇게 ‘뮤지엄 산’에 가자 직원이 나를 반겨주었다. 어제 갑자기 사라지신 분 아니냐고 하셨다. 내가 너무 당황해서 급히 도망쳤나보다.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웃으셨다. 박물관 안내도를 받아들고 입장했다. ‘뮤지엄 산’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아름다웠다. 조각들과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편백나무와 물이 주는 고요함과 평화로움은 경건한 마음마저 들게 했다.

다시 투어 버스를 탔다. 마지막에 들른 곳은 원주의 시장이었다. 시장에서 어제 추천받은 만두집에 갔다. 바삭바삭. 김치튀김만두는 내가 먹어본 만두 중에 최고였다. 만두에 칼국수까지 먹고 근처 공원에서 산책을 했다. 해는 쨍쨍한데 바람도 쌩쌩 분다. 어제도 오늘도 원주는 추웠다. 봄이 나에게서 멀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원주에서 봄을 못 느낀 것은 아니었다. 내가 원주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봄이었으니까. 원주는 겨울에 가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파일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 조사

담당자 정보

  • 최종수정일 2022.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