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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마다 별명 있었던 따뜻한 동네 원인동 변옥화 님
글쓴이 원주 기록관 (admin) 작성일 2022-11-18 17:03:52 조회수 166

집마다 별명 있었던 따뜻한 동네

원인동 - 변옥화 님




Q0. 인터뷰이 소개


변옥화(73) 님은 홍천에서 8남매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춘천에서 보냈습니다. 21살에 중매로 결혼하면서 원동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52
년 동안 원동에서 딱 한 번 이사하고 그 자리에서 지금까지 살고 계십니다.
원인동은 재개발을 앞둔 마을이라서 과거 마을의 모습과 현재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이야기 나누는 일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Q1. 처음 원동으로 시집을 오셨을 때 모습을 기억하시나요어떤 모습이었나요?


그럼요다 기억나죠제가 시집왔을 때는 현재 다박골 재개발되는 구역 위쪽이 다 공동묘지였어요.
그곳이 하사관 주택으로 바뀐 거죠동네의 모습은 지금과 달라진 게 없어요그때는 사람들이 더 많이 살았지.
동네 어르신들이 집마다 별명을 붙여서 부르더라고어디는 우동집고무신 집소금공장 이렇게그게 재밌게 느껴졌었지.
예전에 어른들 살아계시고 그럴 때는 동네도 깨끗했는데 지금은 좀 지저분해졌어요.



Q2. 그때 마을에 전기수도 같은 건 어땠어요?

이전에는 공동수도가 있어서 새벽이면 줄을 서서 물을 길어다 먹고 그랬어.
전기는 원래도 들어왔었는데 빨래하려면 봉산동 다리 밑에 빨래터까지 빨랫감을 이고 가서 빨래 해오고 그랬지.






Q3. 과거에는 있었지만지금은 사라진 것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집이 많았는데 지금은 재개발되는 바람에 이사들을 많이 해서 인구가 많이 없어.
쓰레기 버리는 것도 새벽에 종 울리면 내다 버리고 그랬지예전엔 다박골 쪽에 중국학교도 있었고농협창고도 있었어.
굵은 소금을 갈아서 가는소금을 만들어 배달하는 소금 공장도 있었지거긴 지금 운영은 안 하지만 자리는 그대로 있어.
엿 공장도 있었고원주문화원도 지금은 이사했고그리고 학림원이라고 어린이집도 있었어요우리 아들 때만 해도 거기 다녔지그때만 해도 애들이 많았어.



Q4. 가장 유명한 장소는 어디였어요?

삼화당 한약방이 유명했어다른 동네에서도 찾아오는 그런 약방이었지약방 주인이 봉사도 많이 하시고 약도 많이 지어주고 그랬어.
지금 우리들 소아과 바로 앞이 한약방 자리였어.



Q5. 여기 교통은 어땠나요?

시내가 가깝고 교통도 좋아요살기가 괜찮아요예전엔 여기가 완전 중심지였었죠.
버스는 강원감영 있는 곳까지 나가서 탔지지금이랑 비슷해요.



Q6. 살기가 좋은 곳인데 부족한 것도 있었나요?

여기는 학교가 없어요그래서 운동장도 없고우리 애들은 일산초등학교에 다녔지.
놀 데가 없으니 애들도 그냥 골목길에서 놀고 그랬어요.



Q7. 새롭게 생겨난 것들은 뭐가 있나요?


아파트가 몇 군데 생겼어요한주아파트현진아파트진로아파트가 새로 들어섰지그리고 저 위에 남산공원 생긴 거하고.
그거 말고 여기는 그대로야길도 그대로고 집들도 지붕만 새로 하고 나머지는 거의 그대로 있어요.
남산공원이 생기기 전에는 장마가 지면 여기 집들 사이 골목길로 흙이 그렇게 내려왔더랬어.
그래서 새벽에 나와 하수도 부분 다 긁어내고 그랬지공원 생기기 이전에 산사태가 나서 집이 무너져 큰 사고가 날 뻔했었지.



Q8. 이 마을에는 사신 분들은 주로 어떤 일을 하셨을까요?

옛날에는 어르신들이 리어카 끌고 나가서 지금 택배처럼 짐이 있으면 실어서 갖다 드리고 돈 받는 일을 많이 했어요.
강원감영이 예전 군청 자리거든요그 옆에 리어카 놓고 계시다 보면 짐 실어 달라는 사람들이 오고 그랬거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여기 많이 살았어지금은 다 돌아가시고 안 계시지.



Q9. 돌아가신 어르신 분들 이야기를 많이 해 주시는데어른들이 따뜻하게 맞아 주셨나 봐요?

내가 새로 시집온 거 보고 어디서 이렇게 예쁜 사람을 데려왔냐고 그랬어. (웃음)



Q10. 마을 분들이 모여서 하는 행사나 문화는 어떤 게 있었어요?

50년 전에는 없었지만이후에 체육대회나 반상회 같은 게 있었지이쪽 집에도 가고 우리 집에도 오고 돌아가면서 반상회를 했어.
새마을부녀회에서 독거노인들 반찬 봉사도 해요여름에는 삼계탕 삶아서 다 나눠 드리기도 하고요.
원동 같은 경우는 협의체라고 있어요협의체 회원들이 회비를 내고 이런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것도 한 20~30년 됐을 거야봉사활동 기금을 만들려고 바자회도 하고 음식 장사도 하고 그랬죠.
또 연탄보일러 망가진 분들 있으면 연탄보일러도 갖다 놔 드리고 그랬어요.



Q11. 혼자 계신 어르신이 많은가 봐요?


아무래도 예전보다는 연령이 많이 높아졌어요. 저도 지금 통장을 보고 있지만 제 나이도 있잖아요
그런데 젊은 사람이 없으니까 통장을 뽑는다고 해도 이력서를 넣는 사람이 없어요.





Q12. 오늘 마을의 예전과 현재의 모습에 대해 돌아보면서 어떠셨어요?

동네 어르신들 생각이 많이 나요여기서 50년 넘게 사는 동안 다 떠나시는 걸 지켜보는 게 마음이 안 좋았지한곳에 오래 산다는 건 그런 걸 다 지켜봐야 한다는 거니까.
그래도 이웃이 힘이 많이 되지재개발되어서 마을이 좀 깨끗해지면 좋겠지만 사라지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어.
아직도 택시 기사들에게 원동 소금공장 집 가자 그러면 잘 알거든그런 게 아예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바람도 있고 감회가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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