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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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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여성과 남성을 구분 짓는 것이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겠으나, 평등의 조건을 허용하지 않았던 과거 조상들의 남성 중심적 삶을 알아가는 과정에서의 여성문학은 또 하나의 범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임당의 능력과 업적을 조금이라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율곡이 아니었더라면, 어쩌면 사임당의 존재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로 묻혔을지 모른다. 그만큼 모든 것이 남성에 의하여 형성되는 조선사회였기에, 자신의 딸과 남편에 이어 양자마저 일찍 죽고, 그녀의 후원자였던 친정 오빠의 요절까지 지켜보아야 했던 임윤지당의 성리학자로서의 뛰어난 학술적 경지와 문장능력이 지금까지 묻혀 지낸 것또한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라도 성리학자 임윤지당이 이루어놓은 학술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연구를 통하여 그 지위를 회복하고, 성적 차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안타까움이 가시지 않는 것은 자신의 소소한 일상생활에 대한 고백같은 작품을 통하여 조선 후기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유교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여류시인 박죽서나, 역시 비슷한 시기에 여행가로서, 시인으로서 평생을 살다 간 김금원 같은 원주 출신의 인물에 대하여 우리가 더 깊이 알고자 하지 않는 점이다.
사임당이나 임윤지당을 비롯한 여성들의 학문과 예술적 가치가 뜻있는 일부 남성에 의해 겨우 기록되고 지켜질 수밖에 없었던 과거 봉건사회의 아픈 역사와 견줄 수 없을만큼 지금은 자유로이 자신들의 세계를 표출하는 시대가 되었다.
성적 차등으로부터 생겨난 여성문학의 틀을 깨뜨린 박경리 선생처럼 이제는 어깨를 나란히 하여 당당하게 나서는 힘찬 걸음이 원주문학의 너른 마당에서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글 작성: 한국문인협회 원주시지부 관계자